기쁨4순 강정모
클래식에 무지한 내가 요즘 매일 아침 임윤찬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듣고 있다. 눈을 감고 잠잠히 피아노 선율을 따라가다 보면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그림이 떠오른다. 마음이 요동치며 불안하고 당황스럽다. 두려워서 어딘가에 숨고 싶은 마음이 극에 달한다. 창세기에 나오는 아담과 이브가 하나님을 피해 숨기 위해 달려가듯이. 숨고 피했지만, 불안은 여전하고 두려움은 떠나가지 않는다. 잠시 숨을 고르니 내 모습이 보인다. 왜 두려워하는 걸까? 수많은 생각 속에 그 이유를 끊임없이 찾는다.

어느새 1악장이 끝나고 2악장이 시작된다. ”왜 피아노 선율이 슬픔으로 다가올까?“ 순간, 슬프고 힘들어하는 내 모습이 가엾다. 왜 이러고 있나? 나를 돌보시고 기다리시는 하나님이 계신데 …”
하나님을 생각하는 순간, 한 줄기 빛처럼 마음에 용기가 생긴다. 나의 상황과 현실을 집중하는 길에서 돌이켜 주를 향해 시선을 옮긴다. 폭풍이 몰려와 휘몰아칠 때 마음의 고요함이 이런 건가 보다. 주를 의지하고 상황에 저항하지 않으며 그 속에서 하나님을 오롯이 경험하는 순간이 일생에 몇 번이나 될까? 그러나 단 한번의 경험이 일평생을 이끌기도 한다. 매일 아침 주 앞에 앉아 주의 임재를 갈망하고 주의 은혜를 기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몇 달간의 삶을 뒤돌아보니 상상도 못했던 상황이 펼쳐질 때마다 두렵고 무서웠다. 믿음이 있어서가 아니라 주밖에 의지할 분이 없었다. 현실을 수용하기 싫으니 두려움이 겹겹이 쌓였다.
주의 섭리 밖에 일어난 일은 어떤 것도 없다는 믿음이 나를 지속적으로 주께 이끌었다. 현재로 깨어나 주를 의지하며 선한 하나님께서 은혜 베푸시길 기다리고 기다렸다. 그럴수록 문제는 더욱 심해지고 상황은 나빠졌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도하고 주의 자비를 구하며 최선을 다하는 것 뿐이었다. 어둠에 있어도 괜찮다! 하나님 의지하고 나아가자!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시간들, 그러나 이 땅에 영원한 것은 없다. 끝은 오고 있다. 현재에 집중하며 주를 의지하는 것뿐! 주의 자비와 은혜가 아니면 그 무엇도 누릴 수 없는 존재가 나 자신 임을 깊이 깨닫는 나날들이었다. 폭풍우가 지나가고 맑은 하늘이 보인다. 믿음으로 반응하지 못했던 순간도 많았지만, 선하신 하나님은 은혜를 베푸시고 회복을 주고 계시다.
주님은 언제나 옳다. 그리고 자비와 은혜가 풍성하신 좋으신 나의 아버지이다. 나의 어떠함과 관계없이 주님은 주의 일을 행하고 계신다.
피아노 연주가 마지막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려간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구간이다. 피아니스트와 함께 피아노를 연주하는 기분, 음악과 내가 하나 되는 느낌이다. 이 모든 것을 붙들고 계시고 운행하고 계신 하나님을 바라보며 인애와 자비가 많으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