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4순 최유미

친밀한 우정과 사랑 속에서 온전한 순수를 꽃피우길 원했던 한 남자의 이야기.
윌리엄 스토너는 1910년, 열아홉의 나이로 미주리 대학에 입학했다. 8년 뒤, 제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때 그는 박사학위를 받고 같은 대학의 강사가 되어 1956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강단에 섰다. 그는 조교수 이상 올라가지 못했으며, 그의 강의를 들은 학생들 중에도 그를 조금이라도 선명하게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6p.)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책을 덮으며 스토너는 땅과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땅은 오롯이 자신을 내어준다.
땅은 자신을 발겨 씨앗을 품고,
뿌리를 내려 소산이 영글 때까지 자신을 바친다.
다정한 계절에 온 힘을 다하고 뜨거운 계절에 끝까지 버티며
서늘한 계절에 온전히 빼앗기고, 매서운 계절에 웅크려 아프게 회복한다.
다시, 내어주기 위하여.
그는 지혜를 생각했지만, 오랜 세월의 끝에서 발견한 것은 무지였다. 그리고 또 뭐가
있더라? 생각했다. 또 뭐가 있지? 넌 무엇을 기대했나? 그는 자신에게 물었다. (385p.)
스토너의 인생에 어떤 시간이 왔다 가든
그는 참고, 견디고, 다시 걸어가며 그답게 살아냈다. 그의 인생에 승과 패가 있을까? 스토너는 행복했을까? 불행했을까?
이 질문에 희미한 얼굴의 주인공이 나를 돌아보며 말없이 수줍게 웃을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