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평1순 이강보
1. 들어가며
커피가 우리나라에 전래된 역사는 일천하지만, 어느덧 우리의 생활과 문화에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아침 도심에서 테이크아웃 커피 잔을 들고 출근하는 사람들, 점심식사 후에도 어김없이 커다란 종이컵 속의 커피와 함께 사무실로 복귀하는 사람들, 밖에서 훤히 들여다보이는 커피숍에서 커피 한 잔을 시켜 놓고 노트북을 들여다보거나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고 있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이제 너무나 익숙한 모습입니다. 2021년 기준 한국의 커피 소비량은 25억 2천만 잔이고(한국농수산식품 유통공사 발표‘2021년 커피 수급 동향’ 보고서), 1인 당 1년 평균 353잔을 마신다고 합니다. 이는 전 세계 3위의 커피소비량에 해당하며, 커피 전문점의 시장 규모는 약 7조원으로 미국, 중국에 이어 역시 세계 3위의 시장입니다. 커피 브랜드 순위를 기준으로 상위 10개사의 카페 점포수는 전국적으로 13,000개에 이르고 있습니다.
커피는 그 맛과 향기가 독특하고 우리 몸과 정신에 유익한 성분도 많습니다. 그러나 과용하면 부작용도 적지 않고, 때와 체질에 따라 커피를 피하여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가 커피를 좋아하고 즐겨 마시는 만큼 커피의 오랜 역사와 기원을 알고, 커피가 어디에서 어떻게 자라고 어떤 수확의 과정을 거쳐 우리의 손에 한 잔의 커피로 다가오는 지에 대하여 조금씩 더 알게 되면, 커피는 우리에게 조금씩 더 유익해질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가 마시는 커피의 맛은 더욱 그윽하고 향기로우며, 더욱 풍성해질 것입니다.
2. 커피의 역사
* 커피의 발견과 기원
커피의 발견과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6세기경 에디오피아의 한 목동에서 비롯된 “칼디(Kaldi)의 전설”이 가장 유력하고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어느 날 칼디(Kaldi)라는 목동이 에디오피아의 한 고원에서 염소(산양)들에게 풀을 뜯기고 있는데, 염소들이 평소와 다르게 갑자기 흥분하여 뛰어다니며 춤을 추었답니다(Dancing Goat). 이상하게 여긴 칼디가 살펴보니 염소들이 어떤 나무에서 붉은 열매를 따먹고 그러는 것이었고, 목동이 그 열매를 먹어 보았더니 마음이 상쾌해지고 몸에서 활력이 솟아나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목동은 근처 수도승에게 알렸고, 커피의 효능을 알게 된 수도승들이 제의를 할 때 즐겨 마시는 음료가 되어 널리 퍼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커피의 어원은 에디오티아 지명인 Kaffa에서 유래되었습니다.

(그림 1)
* 커피의 전파와 발전
에디오피아에서 발견된 커피는 먼저 이슬람 세계에 알려져 아랍으로 건너갔고, 아라비아 반도 남단의 예멘(Yemen)에서 6세기경 처음 경작이 시작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커피의 경작이 시작되었다는 것은 커피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수요에 따라 더 많은 생산을 하게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초기의 커피는 부자들이 즐기는 비싼 음료였고, 의학적으로 통증을 완화시키거나 졸음 방지용 음료로 사용되었습니다. 15세기 페르시아에서 처음으로 커피를 볶아 마시기 시작했고, 16세기 콘스탄티노플에 최초의 커피하우스가 문을 열었습니다. 17세기에는 예멘의 모카항을 통해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로 유럽에 커피가 처음으로 전해졌고, 곧이어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등 유럽에 전파되었습니다. 반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의 그림 ‘밤의 카페 테라스’에는 고흐가 남프랑스 아를 지방에 살던 때의 노란 집이 선명하고, 집이 있던 광장에 위치한 카페가 나옵니다. 지금도 아를에 가면 반 고흐가 이 그림을 그렸던 곳이 그대로 남아 있는데 그림 속의 카페는 ‘반 고흐 카페’로 이름을 바꾸어 여행객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지요.

(그림 2)
우리나라는 1896년 아관파천 당시 고종황제가 러시아 공사 베베르의 접대로 커피를 마신 것이 최초의 커피 역사라고 전해지며, 그 후 고종은 이라는 서양식 건물에서 커피를 즐겼다고 합니다. 당시 커피를 서양에서 들어온 국물이라 하여 ‘양탕국’이라 불렀으며, 우리나라 최초의 커피하우스는 손탁 호텔(Hotel Sontag)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본격적인 커피문화는 1970~80년대 다방에서 커피 한 잔을 시켜 놓고 음악 DJ가 틀어주는 신청곡을 듣던 청춘들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세월이 흐르며 커피는 우리의 시와 노래 속에서, 정서 속에서 때로는 낭만으로, 때로는 애환으로, 때로는 기다림으로 우리 곁에 다가왔습니다.
3. 커피의 재배 및 성장환경
커피나무는 품종에 따라 5~6미터(아라비카)에서 8~12미터(로부스타)까지 성장하는데, 수확의 편의를 위해 2미터 정도의 크기로 관리하며, 수령은 20~30년 입니다. 커피는 파종 후 발아와 이식(옮겨심기) 단계를 거쳐 약 2년 후 꽃이 피며, 꽃이 진 후 열매(커피 체리)가 열립니다. 꽃잎은 흰색이고 재스민 향기가 납니다. 결실은 녹색의 열매가 붉은색으로 성숙하는 과정이며, 꽃이 지고 3년 후부터 수확을 하고, 4~10년 때가 수확량이 가장 많은 시기입니다. 커피 체리의 구조는 가장 바깥쪽부터 외피(Skin), 과육, 파치먼트((Parchment), 생두(Green Bean), 싹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림 3)

(그림 4)
커피는 북위 28도~남위 30도의 아열대 지역에서 자라는데 지도상에서 보면 그 지역이 적도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벨트처럼 이어져 있다고 하여 이를 커피 벨트(Coffee Belt) 또는 커피 존(Coffee Zone)라고 부릅니다. 커피벨트 중에서도 남북회귀선인 적도에서 23.5도 사이의 고산지대가 커피 재배의 최적지이고, 아프리카와 라틴 아메리카(중남미), 그리고 동남아시아가 커피의 3대 생산지역입니다. 세계 커피 생산량의 70%가 중남미 지역에서 생산되며, 그 중 브라질이 25%를 차지하여 세계 최대의 커피 생산국 지위에 올라 있습니다.

(그림 5)
커피는 연간 15~30°의 기온과 연평균 1,500~2,000㎜의 강우량, 그리고 적당한 햇볕을 필요로 하며, 현무암, 충적토, 화산지형 등 배수가 잘 되는 토양에서 잘 자라고, 고지대일수록 열매가 단단하고 밀도가 높아 향미가 좋습니다.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